택배 3사 움직였다… '분류작업'에 6000명 투입, 물량도 조절

입력
2020.10.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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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4000명 이어 한진·롯데 1000명씩 추가 투입
물량 조절 위해 업무시간·할당량 조절도
업계 "과로사 문제 재발 방지하겠다" 약속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재발 방지를 위해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을 시작으로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까지 대형 3사가 일제히 대책을 내놨다. 이들의 대책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택배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다는 공통적인 내용이 담겼다. 하루에 할당 물량을 모두 처리해야 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무 시간을 제한하고 물량을 조절하겠다고 약속했다.

26일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분류작업에 각각 1,000명씩 지원 인력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총 4,000명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50%, 한진과 롯데가 각각 14%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물동량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물동량 대비 추가 인력 비중은 비슷한 수준이며, 2, 3위 업체는 1,000명을 투입하면 집배점당 1, 2명씩 배정돼 분류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분류작업 추가 인력이 시급한 이유는 택배기사들이 오전 업무 시간 대부분을 본인이 담당해야 할 택배를 골라내는 분류에 쓰면서 오후부터 배송에 나서고 그로 인해 근무 시간이 길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한진은 내년 터미널에도 500억원을 투자, 목적지별로 택배를 자동 분류하는 기기를 추가 도입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수원과 파주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서브터미널을 열었는데, 2022년 충북 진천에 첨단 물류터미널을 완성해 작업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기본 자동화 설비뿐 아니라 소형 상품 전용 분류장비를 설치한 서브터미널을 현재 35곳에서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

시스템으로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시도도 이어진다. 한진은 11월 1일부터 밤 10시 이후 배송하는 심야배송을 중단한다. 10시 전에 배송을 끝내지 못한 물량은 다음날 배송하고, 고객들에겐 한진이 문자메시지 안내 등을 통해 양해를 구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진 관계자는 "주말에 주문이 몰려 보통 화요일과 수요일에 배송 물량이 집중되는데, 주중의 다른 요일로 물량이 분산되도록 할 것"이라며 "기사들의 수입이 유지되면서 주중에 골고루 업무량이 분포되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문 기관을 통해 택배기사가 하루에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해 적용하는 물량 조절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적정량을 초과하는 물량이 배정되는 경우 기사 3, 4명이 팀으로 물량을 분담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3사는 또 택배기사 100% 산재보험 가입, 매년 건강검진 시행 등도 추진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복지 증진을 위한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배송이 지연될 때) 페널티를 부과하던 제도를 폐지하고 우수 택배기사 포상 확대로 전환해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진 측은 "택배기사 과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과 소통을 더 강화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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