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현시대 최강자 해밀턴, 슈마허 '최다 우승' 기록 깼다

입력
2020.10.26 07:58

영국 포뮬러원(F1) 최강 드라이버이자 최초의 흑인 F1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35ㆍ메르세데스)이 전설 미하엘 슈마허(51ㆍ독일)의 그랑프리 역대 최다우승 기록을 넘어서며 F1의 새 시대가 왔음을 천명했다.

해밀턴은 26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티망의 알가르브 인터내셔널 서킷(4.653㎞ㆍ66랩)에서 펼쳐진 2020 F1 월드챔피언십 12라운드 2020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1시간29분56초82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아 팀 동료인 발테리 보타스(1시간30분22초420)와 라이벌 막스 페르스타펜(레드불ㆍ1시간30분31초336)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시즌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해밀턴은 F1의 전설 슈마허의 최다 우승(91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 지 2주 만에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앞서 해밀턴은 지난 12일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11라운드 아이펠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슈마허의 기록에 타이를 이룬 바 있다.

이번 시즌 12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무려 8승을 챙긴 해밀턴은 챔피언십 포인트 256점을 기록, 2위 보타스(179점)와 점수 차를 77점으로 벌리면서 이번 시즌 개인 5차례 레이스를 남기고 통산 7번째 챔피언 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해밀턴이 이 기세를 살려 통산 7번째 챔피언에 오르면 슈마허가 작성한 역대 최다 챔피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날 해밀턴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한 편의 드라마처럼 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예선 1위로 결승에서 폴포지션을 차지한 해밀턴은 선선하고 비가 흩뿌리는 날씨 때문에 노면과의 그립과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미디엄 타이어를 장착하고 레이스에 나섰다. 2번 그리드의 보타스 역시 미디엄 타이어를 선택했다. 반면 3번 그리드의 페르스타펜과 7번 그리드의 카를로스 사인스(맥라렌)는 그립이 뛰어나고 스피드도 빠르지만 쉽게 마모되는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해 초반 승부를 선택했다.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한 사인스는 2번 랩에서 보타스와 해밀턴을 2, 3위로 밀어내고 선두로 뛰어올라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타이어의 온도가 오르자 보타스와 해밀턴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6번 랩에서 보타스가 사인스를 따라잡았고, 7번 랩에서는 해밀턴마저 사이스를 추월해 보타스와 해밀턴이 나란히 1~2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해밀턴은 20번째 랩 직선 구간에서 보타스를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선 뒤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며 우승을 따냈다.

해밀턴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매년 혁신을 이뤄준 메르세데스 팀에 감사드린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특권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다"며 "지금도 여전히 정신적으로는 '레이스 모드라 진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했다.

오지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