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조문을 가지 않는 대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보내 추모 메시지를 유족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등 재계 주요인사 조사 때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문했던 데 비해 격을 높인 측면이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낼 예정”이라며 “청와대에서는 노 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특히 “이 회장의 별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유족들에게 직접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노 실장의 조문 시점을 유족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 회장 빈소가 이날 오후 5시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진 만큼 이날 오후 6시 이후나 내일 중으로 조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앞서 이 회장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조문 형식 등을 논의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기업 총수 장례 때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고 정책실장이 조문토록 해왔다. 지난해 9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때 김상조 정책실장이 조문했고 올해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당시에도 김 실장이 빈소를 방문해 "한일간 경제 가교 역할을 했다”는 문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별세 때는 장하성 당시 정책실장이 빈소를 방문해 “정말 존경 받는 재계의 큰 별이 가셔서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냈다.
전례와 달리 이건희 회장 빈소에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이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노 실장은 앞서 고 백선엽 장군, 고 박원순 시장, 고 이희호 여사 장례 때 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한 바 있다. 백 장군 분소에는 노 실장 외에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등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충북 제천 화재ㆍ밀양 화재참사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빈소 등 단 4차례만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과 이 회장 간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3년 이 회장 장모상 당시 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빈소에 찾아 추모한 적은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메시지를 들고 빈소에 찾는 만큼 비서실장과 경제수석이 가는 것”이라며 “그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