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비서실장 조문 보내 애도 메시지 전달 예정

입력
2020.10.25 17:57
신격호ㆍ구본무 회장 별세 때는 정책실장이 조문
재계 총수 조문 격 높인 측면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조문을 가지 않는 대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보내 추모 메시지를 유족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등 재계 주요인사 조사 때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문했던 데 비해 격을 높인 측면이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낼 예정”이라며 “청와대에서는 노 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특히 “이 회장의 별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유족들에게 직접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노 실장의 조문 시점을 유족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 회장 빈소가 이날 오후 5시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진 만큼 이날 오후 6시 이후나 내일 중으로 조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앞서 이 회장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조문 형식 등을 논의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기업 총수 장례 때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고 정책실장이 조문토록 해왔다. 지난해 9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때 김상조 정책실장이 조문했고 올해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당시에도 김 실장이 빈소를 방문해 "한일간 경제 가교 역할을 했다”는 문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별세 때는 장하성 당시 정책실장이 빈소를 방문해 “정말 존경 받는 재계의 큰 별이 가셔서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냈다.

전례와 달리 이건희 회장 빈소에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이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노 실장은 앞서 고 백선엽 장군, 고 박원순 시장, 고 이희호 여사 장례 때 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한 바 있다. 백 장군 분소에는 노 실장 외에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등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충북 제천 화재ㆍ밀양 화재참사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빈소 등 단 4차례만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과 이 회장 간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3년 이 회장 장모상 당시 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빈소에 찾아 추모한 적은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메시지를 들고 빈소에 찾는 만큼 비서실장과 경제수석이 가는 것”이라며 “그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