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현직 검사와 전관 변호사, 전직 수사관 등 검찰 관계자들에게 금품 및 향응을 제공했다는 김봉현(46ㆍ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와 관련해 25일 첫 조사를 실시했다. 이달 16일 옥중편지를 통해 이른바 '검사 술접대 의혹' 등을 폭로한 후 기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관련 검찰 소환에는 불응하고 법무부 감찰에만 응했던 김 전 회장이 새 수사팀에 얼마나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사태 관련 검사 향응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남부구치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출정 조사를 벌였다. 전관 변호사와 수사관 등을 통한 검찰 로비를 폭로한 김 전 회장은 고발인인 동시에 뇌물공여의 피의자로, 이중적 신분이라 볼 수 있다. 김 전 회장의 폭로가 여죄에 대한 자백의 성격을 지녀 양형에 참작할 순 있어도 본인이 형사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우선 '룸살롱 접대' 대상자들을 특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옥중편지를 통해 지난해 7월쯤 검찰 전관 출신 A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 자리에서 '추후 라임 수사팀을 만들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는 말이 오갔고, 참석한 검사 중 1명이 이후 실제 라임 수사팀 책임자로 참여했다는 것이 김 전 회장의 주장이다.
참석자가 특정되면 검찰 수사는 접대가 이뤄진 날짜와 시간 등 시점을 파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장소는 앞서 라임 관련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수사 중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룸살롱으로 특정된 상태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이 룸살롱을 마치 자신의 집무실처럼 사용해왔다고 한다. 검찰이 접대 시점에 주목하는 건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검사들의 동선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만약 김 전 회장의 진술과 검사들의 행적이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 김 전 회장의 폭로는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다. 수사팀은 해당 룸살롱이 주5일 예약제로 운영됐다는 점을 감안해 영업일 중 접대 날짜를 특정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로비 대상이었던 전직 A 수사관의 권유로 선임했다는 B 변호사에 대한 부분도 진술을 이끌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42ㆍ구속기소) 전 라임 부사장 관련 압수수색 정보를 B 변호사가 하루 전 미리 귀띔해줘 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7월 라임에 투자를 받은 회사 중 한 곳의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에 연루돼 출국금지가 됐으나, 같은 해 10월 기간 만료 이틀 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가 출국금지를 해제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