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과거에도 수차례 '사망설'에 휩싸였다. 그 때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진정됐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수십조원이 출렁였다.
가장 최근은 2016년 6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정오쯤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오후 3시 발표 예정, 엠바고'란 한줄짜리 메시지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그러자 삼성물산 주가가 오후 한때 전날 대비 8.5%까지 급등한 데 이어 삼성SDS, 삼성전자,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최대 3~7%씩 치솟았다. 당시 삼성물산 거래량은 전날의 7배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이 한줄짜리 '루머'로 당시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2조원이나 출렁거렸다.
2015년 4월 15일에도 이 회장 사망설이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퍼졌다. 이 때도 주가는 급등했다. 당시 삼성 지배구조 이슈 관련주였던 제일모직은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되다가 전 거래일보다 9.96% 오른 채 마감했다. 삼성SDS 역시 장중 한때 14%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알려진 2014년 5월부터 사망설은 다양한 형태로 유포됐다. 그때마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는 들썩였고 삼성 측의 공식 부인 입장이 나온 뒤에야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이 회장 사망 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탓에 당국이 사망설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6년 금융감독원은 "시세차익을 노린 작전세력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살피겠다"며 사태 파악에 나섰고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 측에 사망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도 서울지방경찰청에 이 회장 사망설 유포사건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이때 사망설을 처음 작성한 곳이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일베)'로 밝혀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