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중국은 70년 전 미군의 불패 신화를 깨뜨렸다”면서 “주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협박과 횡포에도 맞서 통렬히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향해서는 “생사와 고락을 함께한 피로 맺은 우의”라며 혈맹의 각별한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50년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위대한 항미원조전쟁(중국의 한국전쟁 공식 명칭ㆍ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으로 제국주의 침략을 막아내고, 신중국과 인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글로벌 전략과 냉전적 사고로 무력 개입 결정을 내려 38선을 넘어 북중 국경까지 포화를 퍼부었다”면서 “동북부 국경지역을 폭파시켜 인민의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고, 중국의 안보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전쟁을 일으켰다며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한 중국은 ‘정의’로 보는 항미원조 논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 지원군은 북한 전장에 들어갔고, 이는 정의로운 행위 중에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의 저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쟁 당시 중국과 미국은 국력에서 현격한 차이가 났는데도 인민군은 조선군과 힘을 합쳐 위업을 이뤘다”며 “철저하게 무장한 적들을 물리치고 미군의 불패 신화를 무너뜨렸다”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은 당시로부터 70년이 지난 현재의 중국은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배격하고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할 힘을 갖췄다”며 미국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떠한 협박, 봉쇄, 극한의 압박이나 독선과 패권, 횡포도 모두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국 죽음의 길에 이를 것”이라면서 “조국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하고 분열시키는 세력에 대해 중국 인민은 반드시 통렬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70년 전 중국 젊은이 19만7,000여명의 목숨으로 북한을 지켜냈듯, 대만이나 홍콩 등 중국의 핵심이익에 도전하거나 외부세력이 중국을 옥죄려 한다면 결사항전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중국 관영 CCTV는 전날 신중국 건국 초기인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모습이 담긴 기록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옛 소련 유학파인 그는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1일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을 참배하고 마오안잉의 묘를 찾아 자신의 이름을 새긴 꽃바구니를 진정하며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