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지휘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감싸고 돌았다는 지적을 받자 "인사권도 없는 식물총장이 어떻게 누구를 비호하냐"고 맞받아쳤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언유착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은 윤 총장이 한 검사장을 비호하려 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윤 총장은 즉각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여권에 힘있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데, 잘못이 있으면 제가 어떻게 비호하느냐"고 답했다.
윤 총장은 외부의 평가를 빌어 자기 스스로를 '식물총장'이라고 칭했다. 그는 "제가 비호할 능력도 없고 인사권도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느냐. 인사에서도 완전히 배제됐다"며 "뒤에 뭐 (한 검사장의 혐의가) 나온 게 있냐. 제가 수사를 막았냐. 지금은 (그 사건에 대해) 지휘권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의원이 "무슨 식물총장이냐"며 "지금 발언 자체가 비호"라고 지적하자, "아니 그러면 의원님은 누구를 비호하는 겁니까. 지금 도대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인사도 완전히 배제됐는데, 뭐가 식물이 아닙니까, 얘기도 못합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총장은 올해 7월 검언유착 의혹으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됐을 당시 박 의원과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과 장시간 통화를 통했다고 공개했다. 당시 "검언유착 의혹은 특임검사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여권에도 분명히 전달했으며, 검찰총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상황도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권 시절과 비교해 현 정부에서도 검찰에 대한 외압 문제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점도 에둘러 밝혔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는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팀장이었는데 법무부에서 과도한 간섭을 받았다"면서 "(이번에 총장이 된 이후) 한 6개월은 소신껏 지휘할 수 있었는데, 인사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사할 수 없는 환경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