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며 떼를 쓰고 울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를 훈육할 때 아이가 “엄마도 그러잖아요”라고 대꾸하면 뭐라고 해야 할까.
아이가 잘 크길 바라는 마음에서 좋게 타일러도 아이는 알아듣기는커녕 더 크게 울거나 토라진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정성껏 밥상을 차려내도 아이들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싫어하는 반찬을 골라낸다. 육아는 마치 아무리 공부하고 노력해도 정답 없는 시험을 치르는 것 같다.
‘국민 육아멘토’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아카데미 원장)가 쓴 책은 육아라는 시험을 치르는 부모를 위한 필독서다. 책이 전수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핵심비법은 ‘말(語)’. 저자는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도울 것인가’인데 이 모든 것이 결국 ‘말’로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육아는 실전이 아니던가. 책은 실전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모범예시와 답안 130개로 구성됐다. 예컨대 울고 떼를 쓰는 아이에게 “뚝, 뭘 잘했다고 울어”라고 다그치기보다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줄게”라고 하는 게 낫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뛰는 아이에게 “그렇게 뛰어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싫어해”라고 하는 대신 “여기서 뛰면 안 되는 거야”라고 하는 게 좋다고 조목조목 조언해준다.
청소년기 자녀와의 대화 같은 고난도 문제 풀이법도 담았다.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에게는 “어디 대학 가서 뭐 공부할래”보다는 “네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것 같니”가 낫고, “알았다고요”라며 짜증 섞인 사춘기 자녀의 말에는 “왜 말을 그 따위로 해” 보다 “그래, 알았으면 됐어”라고 하는 게 정답에 가깝다.
안다고 시험을 잘 보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법이다. 책은 입에 붙도록 여러 번 소리 내어 따라 읽기를 권한다. 말에 가려졌던 아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