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 이후 자국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 등에 조속한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가 원전에서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결정을 앞두고 이를 우려하는 주변국에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한 셈이다.
22일 NHK에 따르면 노가미 고타로(野上浩太郞) 농림수산장관은 전날 화상회의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ㆍASEAN)+3(한ㆍ중ㆍ일) 농업장관 회의에서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가 이른 시기에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산 식품에 규제를 지속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도 지난달 9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에서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은 과학적 근거로 확보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이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 등에 대한 수산물 수입 규제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으나 지난해 4월 패소가 최종 확정됐다.
한국은 후쿠시마현을 포함해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도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는 지역이 후쿠시마현 등 10곳으로 한국보다 많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처분 방식과 관련해 "언제까지나 방침을 정하지 않은 채 미룰 수 없다"며 정부의 책임 하에 조속히 결정할 뜻을 밝혔다. 스가 총리는 "아직 결정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일본 언론에선 오는 27일 관계 장관회의에서 원전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흘려 보내는 방침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은 폭발사고가 일어난 원전에서 흘러나오는 오염수의 안전성을 우려하면서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