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7.5원이나 내리며 1년 6개월 만에 1,130원대에 진입한 지 하루만에 1,13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커진 영향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5원 떨어진(원화가치 상승) 1,131.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3월22일(1,130.1원) 이후 약 1년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1,138.3원에 거래를 시작해 거침없는 하락세를 보였고, 장 중 한때 1,131.1원까지 떨어지면서 1,12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최근의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는 위안화 초강세 영향이 크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자 평소 유사한 흐름을 보여 온 원화 가치도 함께 뛰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22% 내린 6.6781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2018년 7월 이후 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6.64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에 대한 낙관론도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20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회동한 뒤, 합의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경기 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4% 하락하기도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반적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시장이 위안화 환율 하락 쪽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ㆍ원화 동반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위안화 초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