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안전 내세운 미래 배터리로 ITC 앞서 '신경전'

입력
2020.10.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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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개최 
LG화학,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공개
SK이노 "화재 발생 0건" 안전한 배터리 강조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을 코앞에 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전시회에서 차세대 기술로 맞붙는다. 이번 행사에선 최근 현대차 전기차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코나 EV)' 화재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배터리 안전 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21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0’에 참가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산업협회에서 주관한 이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2차전지산업 전시회로, 올해는 국내외에서 198개 업체가 참가한다.

올해 글로벌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를 기록 중인 LG화학은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315㎡)의 부스를 마련했다. LG화학은 먼저 ‘라미 & 스택(Lami & Stack)’ 제조 기술,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소재 기술, ‘냉각 일체형 모듈’ 제조 기술 등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또 기존 대비 에너지밀도가 16%, 주행거리가 20% 이상 향상되는 전기차 배터리인 ‘롱-셀(Long Cell)’ 등도 선보인다. 또 리튬황·전고체·장수명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공개된다. 특히 최근 무인기에 탑재돼 시험 비행을 성공한 리튬황 배터리의 실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LG화학이 배터리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주요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등을 총 망라하는 내용으로 부스를 구성했다"며 "현재의 다양한 배터리 제품과 기술은 물론 리튬황 등 미래를 이끌어가는 LG화학의 차세대 배터리까지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고성능 미래형 배터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면, SK이노베이션은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된 코나EV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꼬집고 나서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보다 안전하고, 보다 빠르고, 보다 오래가는 넥스트 배터리’ (Safer than ever, Faster than ever, Longer than ever)를 전시 슬로건으로 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배터리는 2009년 글로벌 수주를 시작한 이후 2010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해 왔으나, 현재까지 SK배터리를 사용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등 어떤 수요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전시에서 자사 배터리가 가장 안전하단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또 전기차의 가장 큰 숙제인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10분간 2번 충전하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기술도 소개된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NCM구반반(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9:0.5:0.5인 배터리) 등을 토대로 한 장수명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파트너들로부터 인정받은 역량을 함축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시장과 고객들에게 배터리의 미래를 공유해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생태계와 공동으로 발전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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