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프랑크 옌센(59) 시장이 19일(현지시간) 과거 성추행 사실을 공개 사과하며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30여년 정치 경력의 옌센 시장은 집권당인 사회민주당 부대표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옌센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불쾌하게 만든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나는 사민당에 유해하고 낡은 문화의 일부였다"고 밝히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옌센은 2010년부터 11년째 코펜하겐 시장을 맡아 온 유력 정치인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법무부 장관과 연구 담당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옌센 시장의 성희롱 사건은 지난 16일 피해 여성 2명이 현지 매체를 통한 고발로 세상에 알려졌다. 2012년과 2017년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두 여성 모두 피해 사건이 사교 모임에서 이뤄졌으며 옌센이 원하지 않는 접촉을 했다고 말했다. 보도 직후에는 사민당이 옌센 시장을 지지한다고 말해 시장직을 계속 유지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42세의 여성인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겸 사민당 대표가 "우리 사민당 안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 변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고 이후 옌센 시장 사임 결정이 알려졌다. 옌센 시장은 "(사퇴 결정을) 스스로 내린 것이며 사임하라는 압력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우리 당이 나를 대신해 내년 (11월) 지방선거에 나갈 후보자를 찾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시장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의 사임에 대해 "옳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성평등한 국가로 알려진 덴마크는 최근 많은 여성이 남성 동료나 상사 등에 의한 성차별과 성희롱 피해를 공개하며 미투(#Me Too)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달 초에도 사회자유당 대표인 모텐슨 외스테르고르가 10년 전 여성 동료의 허벅지에 손을 올려놨던 사실이 알려져 대표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