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주력 사업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에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고강도 구조조정을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 단행할 정기 인사에 앞서 쇄신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신임 롯데쇼핑 헤드쿼터(HQㆍ본부) 기획전략본부장(상무)으로 정경운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HQ 기획전략본부장은 롯데쇼핑 내 백화점과 마트, 슈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롯데쇼핑이 이 자리에 롯데 공채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를 기용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직접 나서서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 대표는 직접 HQ 직원들에게 정 본부장을 소개하면서 "HQ 주요 업무는 쇼핑 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이커머스 방향성 재정립 등에 있다"며 정 본부장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신임 본부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을 거친 뒤 2017년부터 동아ST 경영기획실장으로 지내며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분사시키고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등 작업을 통해 동아ST 경영 정상화를 이끈 인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에서도 경영 효율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는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 신임 본부장 인사를 시작으로 파격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오른팔'로 불리던 황각규 부회장의 퇴진 의사를 수용하며 쇄신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