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로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44ㆍ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의 입국 허용을 놓고 국정감사 현장에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모종화 병무청장이 "유승준이 아니라 스티브 유"라며 입국 금지 의견을 단호하게 밝혔으나 한우성 재외동포이사장은 유씨의 입국이 허용돼야 한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한 이사장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 국정감사에서 "동포재단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이 입국 판결을 내렸으면 유 씨의 입국은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유 씨와 같은 재외동포 신분인 한 이사장은 유씨의 입국과 관련해 어떤 입장이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의 질문에 "유씨는 미국 국적자인 재외동포이고, 나는 재외국민인 재외동포로 법적 지위는 다르다"고 설명한 후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 이사장은 "저는 군대에 안 가도 됐지만,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해서 병역의무를 마쳤다"고 "유승준과 반대 경험을 갖고 있어 독특한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의 발언은 병무청의 입장과 반대된다. 앞서 모종화 병무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스티브 유는 숭고한 병역 의무를 스스로 이탈했고, 국민에게 공정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한다고 누차 약속했음에도 그것을 거부했다"며 유씨의 입국 금지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모 청장은 "유승준씨가 아니라 스티브유"라며 "스티브 유는 한국 사람이 아닌 미국 사람으로, 입국 금지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산하 기관인 재외동포재단의 수장이 병무청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이 연출되자 민주당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감 질의에 앞서 한 이사장을 겨냥해 "유승준 입국 찬성 말씀은 굉장히 위험한 수위"라며 "공직자들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인기 가수였던 유씨는 2001년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으나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후 '미국인 여권'으로 국내를 방문하려고 할 때마다 비자 발급을 거부 당했다. 유씨는 2015년 비자발급 거부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서 절차 위반에 대한 판단'으로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어서 '유씨의 입국길이 완전히 열리진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