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에 대한 접대 관행이 큰 이슈가 된 것은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대전의 검·경, 법원에 일상적으로 명절 떡값, 전별금, 술접대를 제공한 사실이 폭로됐다. 금품수수 검사 25명 중 6명이 사표를 내고 7명이 징계 등 인사조치를 당했다. 하지만 떡값을 관행으로 여기던 검찰 내부에선 일부 검사만 책임지게 됐다며 반발, ‘검찰 수뇌부 퇴진’ 연판장을 돌리는 검란(檢亂)으로 이어졌다.
□2010년 부산 40명 검사가 접대받은 스폰서 사건, 그랜저 검사 사건, 2011년 벤츠 검사 사건, 2016년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 진경준 전 검사장 공짜 주식 수수 사건 등 검사 접대·뇌물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더러 특임검사가 나섰지만 무혐의·불기소 처분으로 끝나거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은 경우가 많다. 그랜저 검사는 무혐의 처분에 비판이 일어 재수사 끝에 처벌을 받았고 진 전 검사장은 120억대 차익을 남긴 주식을 뺀 금품만 뇌물로 인정됐다.
□라임 펀드 실세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폭로로 검찰 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그가 작성한 ‘사건 개요 정리’ 문서에는 현재 라임 수사 검사 등 3명 현직 검사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 전·현직 4명에 추석 떡값 8,000만원, 사건 무마용 2억원, 지검장 로비 명목 5,000만원 등 검찰을 향한 로비 명세가 나열돼 있다. 실제로 영장 청구가 미뤄지고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받았다며 뇌물이 효과를 거두었다는 주장이다.
□19일 법무부의 수사 의뢰로 검사 비리 의혹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를 하게 됐다. 검찰이 여야에 따라 다른 잣대로 수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법무부와 공방을 벌이는 대혼란의 소용돌이에서 제 식구 감싸는 습관을 버릴 수 있을는지 궁금하다. 과거와 다른 것은 검찰이 그 어느 때보다 불신받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명예를 회복하려면 엄정한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터. 내부 비리를 작정 수사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