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정세균이 왜 서울시장에?..."진안군수를 했으면 했지"

입력
2020.10.19 17:00


19일 정치권에서는 한 언론에서 제기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차출설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당사자들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전혀 검토한적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는 후보난을 겪는 야당의 의도적인 '판 흔들기' 차원이라는 의구심도 흘러 나왔다.

서울시장 차출설에 가장 황당한 당사자는 정 총리였다. 보도를 접한 정 총리는 이날 총리실 간부들과의 조찬 자리에서 "'차라리 고향인 전북 진안에서 봉사를 하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고 조성만 총리 공보실장이 전했다. 6선 국회의원을 거쳐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총리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된다. 공식적인 대권 레이스가 막을 올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 총리가 급이 낮은 서울시장에 도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도 "완전히 소설 같은 얘기"라며 "(정 총리는) 총리직 수행에 묵묵히 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총리 서울시장 차출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다.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정 청장 역시 마찬가지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 청장 차출설에 대해 “전혀 검토된 바 없다. 국민 생명을 경시하는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여권 내부에서는 '정세균ㆍ정은경 서울시장 차출설'이 야권을 통해 흘러나왔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여당 시절이던 지난 2014년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도전을 끌어냈다. 하지만 김 전 총리가 당내 경선에서 정몽준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패해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던 사례가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에서 국회의장을 지낸 정 총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인기가 높아진 정 청장 차출 필요성을 거론하는 인사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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