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北 피격 공무원 유족 만난다

입력
2020.10.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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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유족 측에 "비공개 아니면 어렵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번 주 서해 피격 공무원 A씨(47)의 친형 이래진씨(55)를 만난다. 지난 달 피격 사건이 발생한 후 안보 관계 부처 장관이 유가족을 만나기는 처음이다.

19일 외교부와 이씨에 따르면 강 장관은 21일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씨를 비공개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은 강 장관이 A씨 피격 사건에 대한 유족 측 의견을 직접 들어야 한다는 야당 요구에 따라 추진됐다.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A씨 유족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주장했으나 여당의 거부로 불발됐다. 야당은 대신 강 장관이 직접 유족을 만날 것을 요구해 외교부가 이를 수용했다.

이씨는 본보 통화에서 "유엔 북한 인권결의에 이번 사건을 담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의 공론화 계획을 강 장관에게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에 이번 사건이 포함되도록 노력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이와 관련,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3일 유엔총회에 이번 사건에 대한 유엔 인권사무소의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 경비원의 생명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민간인을 위법하고 자의적으로 사살한 사건"이며 "북한은 사건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 내용은 매년 12월쯤 채택되는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담길 가능성도 높다.

한편 외교부는 이번 면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공개가 아니면 어렵다"는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이씨는 "외교부 측이 구체적 면담 일정 등에 대해 (언론 등에) 비공개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면서 "무엇 때문에 비공개를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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