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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없이 아기를 키우기 어려워, 입양절차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서....”
중고 물품 거래 유명 애플리케이션인 ‘당근마켓’에 ‘36주된 아이를 입양하(팔)겠다’는 판매 내용의 글을 올린 20대 산모가 미혼모센터로부터 입양절차를 상담받던 과정에서 홧김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 면담에서 이 미혼모는 ‘아기를 혼자 키우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글을 올렸다가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고 바로 게시글을 삭제하고 계정도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18일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쯤 당근마켓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 입양가격으로 20만원’이란 글과 함께 이불에 싸여 있는 아이 사진 2장을 올린 게시자는 지난 14일 출산한 A(27)씨로 밝혀졌다.
이를 캡처한 사진이 제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면서 도민사회의 공분을 샀고,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자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IP 추적 등을 통해 17일 오후 해당 글의 게시자 신원을 파악, 도내 모 산후조리원에 있는 A씨를 확인했다. 또 여성수사관을 통해 글을 올린 A씨와 면담을 진행했다.
현재 산모와 영아는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며, 산후조리원을 퇴소한 뒤 미혼모시설로 입소할 예정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 아빠가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센터에서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A씨가 쓴 36주는 생후가 아닌,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임신 주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여성은 게시글에 대해 한 이용자가 이유를 묻자 “출산일이 임박할 때까지 임신 사실을 몰랐다”고도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경제적으로 양육이 힘든 상황임을 확인했지만, 아기를 입양 보내는 조건으로 20만원의 돈을 받겠다고 한 점 등을 근거로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유관기관과 협조해 산모와 영아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