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5년 새 30% 증가…한 번 부러지면 25% 다시 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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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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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뼈 도둑’으로 불리는 골다공증이 크게 늘고 있다.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82만1,754명에서 2019년 107만9,548명으로 최근 5년 새 30% 가까이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골다공증은 특히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2019년에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15배나 많았다.

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성호르몬은 뼈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겪으면서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한다”며 “폐경 후 호르몬 감소에 따라 골밀도도 함께 줄면서 골다공증이 많이 생긴다”고 했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 증상은 거의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나 뼈 자체가 구멍이 뚫린 스펀지처럼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진다. 보통 증상이 없어서 병이 시작되고 점차 악화되어도 모르고 있다가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발견될 때가 많다. 특히 손목ㆍ허리ㆍ넓적다리뼈에서 골절이 많이 생긴다. 문제는 골다공증의 경우 한 번 골절되면 4명 중 1명은 다시 골절이 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려면 미리 골밀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폐경기 이후 여성과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밖에 골다공증 골절 가족력이 있거나, 조기 폐경, 만성질환자, 장기간 약 복용, 과도한 음주ㆍ흡연 등에 해당한다면 검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골밀도 진단 기준에 따라 정상ㆍ골감소증ㆍ골다공증ㆍ심한 골다공증으로 나눠 진단될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골절 예방이다. 먹는 약으로 약물 치료를 진행하거나, 심하면 주사제를 맞아 골밀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골절을 겪은 골다공증 환자는 언제든지 다시 골절이 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빠르게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고비를 넘겼다고 치료를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약물 치료를 해도 골밀도가 아주 낮은 상태여서 정상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골밀도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줄어들기에 꾸준히 치료해 골밀도를 유지해야 한다.

뼈 조직은 10~20대에 가장 튼튼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약해진다. 일생 중 가장 튼튼한 뼈 상태를 ‘최대 골량’이라 부른다. 최대 골량은 이후 평생의 뼈 건강을 좌우한다. 따라서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젊은 시절부터 최대 골량을 충분히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유전적 성향이 가장 중요하지만, 청소년기의 신체 활동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인이라면 뼈 건강을 돕는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운동은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주 2회 이상의 근력 강화 운동이 좋다. 운동 자체가 노화를 억제하고 체력과 균형 감각을 늘리므로,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골다공증에는 칼슘과 비타민 D 섭취가 가장 중요하지만,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을 갖는 게 좋다. 단백질을 매일 3~4회, 채소류는 끼니마다 2가지 이상, 과일류는 매일 1~2개, 우유 및 유제품은 매일 1~2잔 섭취하면 좋다.

<골다공증 예방 생활수칙>

1.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삼간다.

2. 매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2회 이상의 근력 강화 운동을 시행한다.

3. 모든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한다.

4. 필요하면 보충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먹지 않는다.

5.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쬔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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