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검은돈' 공모 혐의로,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기소

입력
2020.10.17 00:41
불법정치자금 수수 범죄에 공모 의혹
2007년 대선 앞두고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에게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리비아 독재정권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프랑스 경제 범죄전담검찰(PNF)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공모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가 2011년 사망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천만 유로를 받아 자신의 선거 자금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사법당국은 리비아에서 나온 수상한 자금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간 정황을 잡고 2013년 4월부터 내사에 착수해 2014년 2월부터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31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측근 티에리 고베르도 같은 공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사르코지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회계담당자였던 클로드 게앙 전 내무부 장관, 에리크 뵈르트 노동부 장관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리고 "진실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면서 "새로 나온 기소장에 담긴 내용이 경악스럽다. 불법 자금을 조성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는 (기소) 내용으로 나의 결백이 다시 한 번 무시당했다"고 강조했다.

AFP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부패 혐의로 재판장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미 사르코지는 2012년 재선을 앞두고 불법 선거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2007년 중도우파 후보로 승리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2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물러났다. 당시 중도좌파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밀려났다. 2017년 다시 한 번 대선에 도전했지만 당내 후보 경선에서 그 뜻이 꺾이면서 2018년 정계를 은퇴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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