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현직 청와대 행정관급 인사가 옵티머스의 로비스트로 거론되는 인물과 수차례 만남을 가진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옵티머스 내부 관계자로부터 해당 인사의 금품 수수와 관련한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옵티머스 측이 유사시에 대비해 ‘인맥 쌓기’의 일환으로 청와대 실무자급들에 대해 조직적 관리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와 복수의 옵티머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이미 재판에 넘겨진 옵티머스 핵심 임원으로부터 “청와대 내 특정 지역 친목 모임에 우리 측 로비스트로 활동한 인물이 종종 참석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여기서 지목된 로비스트는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인 신모씨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각에선 옵티머스 관계 회사 임원인 S씨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해당 진술을 한 옵티머스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일부 청와대 인사들에겐 용돈 차원의 금품도 건네진 것으로 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와 윤석호(43ㆍ구속기소) 이사 등 펀드 사기 범행을 주도한 이들 간의 관계가 틀어진 탓인지, 서로 진술이 엇갈리는 대목이 많아 검찰도 사실 여부를 신중히 조사해 왔다.
한국일보 취재결과, 청와대 내부 모임에 옵티머스 로비스트가 몇 차례 참석한 적이 있다는 부분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이 거론돼 온 청와대 행정관 J씨는 지인을 통해 “원래 가져 왔던 (청와대 인사들끼리의) 모임에 옵티머스 쪽 사람이 온 적이 있긴 하다. 그러나 금품 수수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본보에 전해 왔다. J씨는 이어 “그 사람이 내 이름을 주변에 팔고 다닌다고 하길래 엄중히 경고했었다. 그런데 돈을 받을 리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해당 모임에 참석한 옵티머스 로비스트가 신씨인지, 아니면 S씨인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S씨는 한국일보와 만나 “J씨 이름은 처음 들었고, 청와대 모임 관련 이야기도 금시초문”이라며 “옵티머스와는 사업과 관련한 논의만 했을 뿐”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신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로써 옵티머스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전ㆍ현직 청와대 행정관은 총 3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윤석호 이사의 부인이자 변호사인 이모(36)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은 지난 6월 말 사임했고, 이 전 행정관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김 대표와도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진 검찰 수사관 출신 H씨도 7월 말 청와대를 떠났다. H씨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옵티머스와의 관련성 및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