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신원(68) SK네트웍스 회장의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이종성(63)전 SK텔레시스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SK텔레시스와 SKC 등의 다른 전직 임원들도 무더기로 소환, 최 회장의 비자금 의혹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최근 이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 외에 SKC와 SK텔레시스의 전직 고위 재무 담당자들과 이사, 감사 등도 잇따라 불러 최 회장의 자금 흐름을 확인했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둘째 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2000~2015년 SKC 회장을 지냈고, 같은 기간 SKC 자회사인 SK텔레시스의 이사로 등재됐다.
검찰은 최 회장과 관련,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정보를 넘겨 받은 2018년부터 장기간 분석 작업을 벌여 왔다. FIU는 최 회장이 수차례 거액의 회삿돈을 해외로 들고 나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공정거래조사부에서 맡았다가 옛 특수2부(현 반부패수사2부)에 재배당됐던 이 사건은 다시 공정거래조사부로 되돌아갔다가, 지난 8월 말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또다시 반부패수사1부로 재배당됐다.
자금 흐름 분석을 마친 검찰은 이달 6일 서울 중구 SK네트웍스 서울사무소와 SKC 수원 본사 및 서울사무소, 워커힐 호텔, SK텔레시스 본사, 최 회장의 서울 광진구 자택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틀에 걸친 압수수색 끝에 검사와 수사관들은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KC와 SK텔레시스 등에서 해외로 빠져 나간 회삿돈이 200억원대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최 회장의 개인 비리일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자금 규모가 워낙 큰 까닭에 회사 차원의 조직적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분석 및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