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이 16일 육군 간부 중 처음으로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의 무력 진압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2월 해군 출신인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이 5ㆍ18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에 맞춰 군 최초로 공식 사과를 했지만 육군 수뇌부의 공개 사과는 40년만에 처음이다.
남 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40년간 역대 육군 총장 누구도 5ㆍ18 희생자에 사죄한 적이 없다'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이 나오자 이를 즉각 수용했다. 남 총장은 "5ㆍ18에 군이 개입한 건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희생자와 유족분들에게 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남 총장은 그러면서 "희생자들이 민주화 운동을 한 것은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목보단 화해와 용서가 중요하고, 오늘 저는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육군이 5ㆍ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에 적극 협조해 달라'는 설 의원의 당부에도 남 총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남 총장은 발언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남 총장의 사과를 두고 "비육사 출신으로 육사 선배에 자유롭다보니 적극적으로 사죄의 뜻을 밝힌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남 총장은 지난달 학군(ROTC) 출신으로 처음 육군참모총장에 올라 51년간 이어진 육군사관학교 출신 참모총장의 인사 틀을 깼다. 군 최초로 5ㆍ18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던 송 전 장관도 해군 출신이다.
한편 이날 남 총장의 '국감 데뷔전'은 의외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비육사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한 남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인사로 꼽혀 집중 공세가 예상됐으나 무난하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국방부 국감에서 "파격이라는 이름으로 사관생도들의 명예를 상당히 짓밟는 인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육사 배제, 비육사 중용'을 비난했던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정작 이날 "남 총장은 야전 작전 및 교육훈련 분야 최고 전문가고, 51년 간 이어져 온 육사 출신 참모총장의 벽을 깼다"고 긍정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남 총장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이 어느 정도까지 충족됐다고 보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일부 전력 분야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책임 국방 구현과 한미동맹 측면에서 전작권 전환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