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부산시장 후보 아직 적격자 없다"

입력
2020.10.16 20:20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6개월 앞두고 16일 부산을 찾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훌륭한 후보'를 국민의힘이 내세운다는 전제에서다. 다만 김 위원장은 '참신한 인물'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당 상황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대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기념식 행사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기념식 참석 이후에는 부산 관광협회와 간담회를 갖는 한편 '아시아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장기려박사 기념관을 방문해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향한 관심의 초점은 내년 4월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로 쏠렸다. 김 위원장은 자천타천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해 "'국회의원 3, 4선 하고 재미가 없으니 시장이나 해볼까'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큰 설계로 부산 발전의 미래를 그리는 인물이 없다. 아직 적격자가 보이지 않는다"며 "부산시민들의 의중을 적극 반영하는 경선룰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 덧붙였다. '경선룰'을 강조하면서 철저하게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다만 선거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을 안 한다"며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많은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내년 보궐선거도 비슷한 결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기념식에 참석한 부마항쟁은 지난 1979년 박정희 군사정권의 유신독재에 반대해 부산과 마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민주화 시위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공식 기념식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에는 광주 5ㆍ18 민주묘역을 방문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직 의원들의 망언 등에 대해 '무릎사죄'까지 하면서 진정성을 보이려 노력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이날 부산 방문은 민주화 성지 방문 차원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 체제에서 정비한 당 정강정책에도 '민주화 운동 정신'을 반영해 국민통합 정신을 강조한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 등으로 사퇴한 김선동 전 사무총장 후임에 '호남 출신' 정양석 전 의원을 임명했다. 당 사무처 출신인 정 전 의원은 서울의 대표적 험지인 강북갑에서 재선을 지낸 인사로 당 내부 살림을 챙기는 사무총장에는 적임이라는 평가다.

이혜미 기자
부산 장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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