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흉기로 위협, 아파트 옥상 끌고 가던 20대 투신 사망

입력
2020.10.16 13:00
비명소리 들은 주민이 문 열자 계단 창문으로 뛰어내려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흉기로 위협해 옥상으로 끌고 가던 20대 남성이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16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3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15층 아파트 옥상 인근에서 A(21)씨가 1층 화단으로 추락했다.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인근에 사는 A씨는 당시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B양을 뒤쫓아가 엘리베이터에 탄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해 옥상으로 끌고 가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양의 비명을 들은 이 아파트 주민 C(26)씨가 문을 열고 나오자 계단 유리창을 넘어 뛰어내렸다.

C씨는 경찰조사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더니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재빨리 문 안으로 뛰어들어왔다"면서 "흉기를 들고 있던 남성은 눈을 마주치자 당황한 듯 유리창을 통해 뛰어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손을 약간 다쳤으며 현재 집에 머물면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B양이 상당히 충격을 받은 상태라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나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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