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최지만(29)이 월드시리즈 진출 문턱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날렸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최지만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휴스턴과 5차전에서 홈런 포함 4타석 2타수 2안타 1타점 볼넷 2개로 맹활약했다. 탬파베이는 그러나 9회말 휴스턴의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끝내기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3-4로 패했다. 탬파베이는 챔피언십시리즈 3연승 뒤 2연패를 당했다.
탬파베이는 1회말 휴스턴의 선두 타자 조지 스프링어에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갔다.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루이스 가르시아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는데, 후속 타선이 집중력을 펼치지 못하면서 홈을 밟지 못했다.
탬파베이는 3회 브랜든 로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3회말 다시 두 점을 내줘 끌려갔다. 최지만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득점하진 못했다.
5회초 탬파베이는 랜디 아로자레나가 중월 솔로 홈런으로 2-3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최지만은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역시 후속타가 터지진 않았다.
최지만의 홈런은 2-3으로 뒤진 8회초에 나왔다. 선두 타자로 나서 조시 제임스를 상대로 우월 동점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낮은 시속 155㎞ 직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챔피언십시리즈를 밟은 최지만은 챔피언십시리즈 첫 홈런도 작성했다. 홈런 직후 최지만은 배트를 더그아웃 쪽으로 던지는 배트 플립을 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팀이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탬파베이는 9회말 1사에서 코레아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 두 팀은 17일 오전 7시 7분 같은 장소에서 6차전을 치른다. 탬파베이가 승리하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만, 패하면 ALCS 7차전 최종전을 치른다.
한편, 무관중으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는 ‘인공 관중 함성’을 뚫고 확성기를 통한 한 남성의 목소리가 펫코 파크에 울려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팀 캔터(30)라고 이름을 밝힌 이 남성은 확성기를 통해 “2017, 2018년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가담했던 휴스턴 선수들은 주목하라”면서 “너희는 사기꾼 무리다. 전 세계 야구팬은 휴스턴이 야구에 저지른 죄과를 잊지 않겠다”고 외쳤다.
또 알투베 등 휴스턴 선수들의 이름을 부른 뒤 “사기꾼. 부끄러운 줄 알라”고도 했다. 자신을 부르는 이 소리에 휴스턴 2루수 알투베는 잠시 외야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캔터는 시카고 출신으로 화이트삭스 팬이라고 했다. 펫코 파크에서 200여m 떨어진 한 빌딩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휴스턴이 ALCS에 진출하자 200달러짜리 확성기를 구매해 이런 일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