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생필품을 파는 대형마트는 불특정 다수 출입에도 불구하고 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는 곳이다.
서울시는 16일 이마트 상봉점 관련 누적 확진자가 7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대형마트에서는 지난 13일 서울 거주 직원 1명이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틀 연속 확진자가 나왔다. 14일 직원 2명과 직원의 가족 3명 등 5명이 감염된 데 이어 15일에도 직원 1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집단감염 양상을 보였다. 이 중 서울 거주 확진자는 6명이다.
서울시와 중랑구는 이마트 상봉점 직원과 그 가족 등 895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랑구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매장 내 베이커리나 조리코너 방문자 중 발열,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로 연락 후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중랑구 관계자는 “해당 기간 방문 손님은 특정할 수 없어 재난문자 발송을 통해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며 “현재 적지 않은 구민들이 선별진료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랑구는 마트 직원과 밀접 접촉자, 그 가족 539명을 확정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검사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는 보통 5~7일, 최대 14일이다. 최초 확진자 발생일로부터 역산하면 사람들이 몰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추석연휴(9월 30일~10월 4일)나 한글날 연휴(10월 9~11일) 동선과 겹쳤을 수 있다. 대형마트에는 곳곳에 시식코너가 있고 이 때문에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내리기도 한다.
이마트 상봉점은 소독 등 방역조치 마치고, 확진자 발생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매장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마트는 업종 특성상 집합금지 대상 업종에서도 제외돼 있다.
서울시는 역학조사에서 직원들 90% 이상이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칸막이 설치, 한 사람 건너 착석해 취식하기 등의 수칙은 잘 지켰지만, 휴게실과 탈의실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어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나온 약 200명 가운데 (최초 확진자를 제외한) 6명만 추가 확진됐고, 손님 중에서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없었다”며 “마트 공간이 탁 트여 있고 손님들이 머무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지 않다. 손님보다는 장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전체 확진자는 전날 18명이 증가해 16일 0시 기준 5,650명으로 집계됐다. 사흘째 20명대를 유지하던 서울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명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서울 중구 소재 콜센터 관련해서도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3일 직원의 가족 1명이 확진됐고, 14일 직원 1명, 15일 동료 직원 3명이 추가 감염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원 간 1m 정도 거리유지와 평상시 마스크 착용, 하루 두 차례 환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지켰지만, 일부 직원이 전화 상담시 마스크를 벗은 것으로 확인돼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기존 감염 사례 중에서는 영등포구 방문판매업체 관련 1명, 송파구 의료기기업체 관련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경로 불명인 확진자는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