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받은 투자여서, 계획 중인 신산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쏘카는 국내 사모펀드인 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2월에 510억원, 지난달 500억원 등 코로나19 위기 속에 잇따른 투자 유치로, 현재 누적 투자액만 3,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쏘카는 이번 투자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혁신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동 수요 급감과 각종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경영 위기를 조기 극복한 데다, 계획하고 있는 사업 역량을 높게 평가 받은 결과”라며 “이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 개발, 인재 유치 등에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2012년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출범했지만, 카셰어링(차량 공유) 사업 급성장으로 현재 차량은 1만2,000여대를 넘어섰다. 상품도 구독ㆍ장기이용ㆍ기업대상 등으로 다양화하며 회원수 600만명을 돌파, 매출액이 2014년 146억원에서 지난해 2,566억원으로 5년 사이 20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동 수요에 대한 분석이 이뤄진 상품을 적절히 출시한 게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쏘카는 지난해 운영을 중단한 차량 호출 서비스(타다 베이직) 사업도 신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으로 불법화됐지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플랫폼, 서비스 프로그램 등 노하우를 조만간 출시할 ‘타다 라이트’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타다 라이트는 중형 택시를 기반으로 한 가맹 택시 서비스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면허를 획득하고 기사 모집에 나선 상태다. 기사들은 사납금 없는 월급제 정규직으로, 타다 가맹 운수사로부터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보장 받는다. 기존 타다 베이직이 모빌리티 기업 주도의 공유경제 모델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택시업계와 플랫폼 기업의 공생 모델로 발전한 셈이다.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투명한 요금과 수수료 정책, 경유지 설정 등 타다 플랫폼 운영 노하우가 반영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기능이 담겨 있다는 게 쏘카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뀐 데다, 카셰어링 산업이 AI, 정보통신, 금융 등의 산업과 결합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