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방위적인 딴지 걸기가 볼썽사납다. 가수 이효리가 이미 곤욕을 치렀다. “마오 어때?”라는 한마디 때문이다. 지난 8월 TV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부캐’ 활동명 후보를 거론하다 한 말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중국에서 활동할 생각 말라”며 비난 댓글을 달았다. “마오쩌둥을 모욕했다”는 게 이유다. 전 일본 피겨 국가대표 아사다 마오는 벌써 개명해야 했나.
□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트집 잡는 중국 누리꾼의 행태도 억지 수준이다. 이 상은 한미 친선을 도모하는 비영리재단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준다. BTS가 한국전쟁 70년을 언급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한미 관계의 근간은, 슬프게도 한국전쟁으로 다져졌으니까. 그런데도 중국인들은 BTS가 당시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중국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생떼를 부리고 중국 외교부는 이에 힘을 실어주기까지 했다.
□ “중국의 존엄성을 건드렸다.” 사달을 만들 때마다 중국인들이 내놓는 반응이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며, 가장 우월하다는 중화주의의 연장선이다. 이미 중국은 주변국들을 속국 취급하는 역사 왜곡을 수십 년에 걸쳐 하고 있다. 발해를 비롯해 한국 고대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이 대표적이다. 서남공정으로는 티베트를, 서북공정으로 위구르를 중국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며 희생양으로 삼았다.
□ 중국이 이효리에, BTS까지 겁박할 수 있는 건 경제 때문이다. ‘14억명 중국 시장을 버릴 배짱이 있느냐’는 어깃장이다. 반대로 자신들이 불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나 보다. 디즈니의 영화 ‘뮬란’ 논쟁이 이를 시사한다. 중국의 폭력적 민족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져서다. 엔딩 크레딧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 공안국에 감사 표시를 넣었다가 위구르족 탄압을 정당화했다는 비판을 샀다. 주인공인 배우 류이페이는 ‘반 홍콩’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퍼진 ‘#보이콧뮬란’이 언젠가는 ‘#보이콧중국’으로 확산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