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참으로 실망했다"고 직격했다.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입주 청사를 방문한 이 대표가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야당에 26일까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제안해달라"고 통보한 데에 대한 반응이다.
주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인품이 중후하고 좋은 걸로 알아왔는데, 어제 공수처를 돌연 방문해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볼썽사나운 일 없도록 해 달라'는 것을 보고 참으로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볼썽사나운 건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억지로 밀어붙이고, 헌정사에 온갖 씻을 수 없는 일을 만들어놓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언급한 '볼썽 사나운 일'을 '의석 수로 밀어붙여 위헌성 있는 문제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뜯어고쳐 자기들이 임명하고 추천하겠다는 말'로 해석했다. 그는 "이 대표는 본인이 총리할 때 통일부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4년 간 비워둔 일, 외교부에서 북한인권대사를 비워놓은 일에 대해 먼저 말해야 한다"며 "이미 볼썽사나운 일을 만들어놓고 몇달 지나지 않은 공수처에 대해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려는 이낙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실망스러운 일이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일"이라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새 임대차보호법의 영향으로 '전세 난민' 처지가 된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시) 우리당 윤희숙 의원이 절절하고도 감동적으로 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을 이야기했지만, 그때 귀 기울이지 않고 졸속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임대차보호법의 복수가 경제 수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도끼로 제 발등 찍는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이제 왜 우리가 이법이 잘못됐다고 하는지 느끼고 있느냐"며 "일반 국민은 분노에 차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몇 남지 않은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