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BTS 친한 척하더니…청와대·여당 中압박에 침묵"

입력
2020.10.13 11:49
삼성·휠라 BTS 게시물 삭제…"기업은 겁 먹고 거리둬"
주미대사 향해선 "이런 국가 사랑해 동맹 맺어야 하나"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미관계를 강조하는 발언을 하자 중국 누리꾼들이 공세를 펴고 있는 것과 관련해 13일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청와대와 여당, 기업 등의 태도 변화를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BTS가) 정치적으로 또는 상업적으로 이용가치가 있을 때는 앞다퉈 친한 척하고 챙기는 듯 하다 이런 곤란한 상황이 닥치니 기업은 겁 먹고 거리두고, 청와대도 침묵하고, 군대까지 빼주자던 여당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환구시보는 BTS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김 비대위원은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에 오르자 청와대가 초청하고, 여당이 군 면제를 주장했던 것에 반해 이번 사건에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누리꾼의 BTS 수상소감 반발 이후 중국 SNS에서 삼성의 갤럭시 'BTS 에디션' 판매 중단 글이 올라오고,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 계정에서 BTS 관련 게시물이 사라진 것을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다.

또 김 비대위원은 이수혁 주미한국대사가 전날 화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미국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한미동맹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이 와중에 이 대사 국감 발언은 이런 중국의 압박에 굴복해야 하는 게 시대 흐름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에게 "대사님, BTS의 발언을 국가존엄을 무시했다고 덤비는 이런 국가와는 사랑해서 동맹을 맺어야 하느냐"고 묻고는 BTS 팬클럽 '아미(ARMY)'를 향해 "아무래도 우리의 BTS는 우리가 지켜야겠다, 아미 도와줘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에대한모욕', 'BTS에대한모욕', '동맹이사랑인가' 등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이 대사의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 발언에 '한미동맹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사는 입장문을 내 "한미 양국 국익에 부합하기에 앞으로도 강력히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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