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게 그대이든 그때이든" … BTS, 이번엔 한국어 랩으로 빌보드 1위

입력
2020.10.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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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링 참여한 '새비지 러브' 빌보드 핫 100 정상


방탄소년단(BTS)이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2위에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올라 있으니 빌보드 싱글 차트 1, 2위를 석권했다. 더구나 새비지 러브는 피처링이라곤 하지만 한국어 랩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말로 부른 노래로선 첫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셈.

12일(현지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BTS가 미국 가수 제이슨 데룰로, 조시 685와 협업한 '새비지 러브'의 리믹스 버전이 이번 주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한국어 가사다. BTS의 멤버 정국, 제이홉, 슈가가 참여한 이 곡에서 BTS멤버들은 영어 랩은 물론, '사랑이란 어쩌면 순간의 감정의 나열 / 조건이 다들 붙지 난 뭘 사랑하는가 / 영원이라는 말은 어쩌면 모래성 / 잔잔한 파도 앞에 힘없이 무너져' 같은 한국어 랩도 소화해냈다.

눈먼 사랑을 다룬 원곡의 주제와 어울리면서도, '내가 두려운 게 그대이든 그때이든'처럼 우리말의 묘미를 살린 가사까지 넣었다. '다이너마이트' 가사가 순전히 영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비지 러브'는 또 K팝이 이뤄낸 또 하나의 성취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곡의 빌보드 차트의 주간 집계는 한글날(9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빅히트 측은 미국에서는 국내와 달리 피처링에 참여한 가수가 단순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처링 가수가 곡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가질 정도로 깊게 협업하는 만큼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은 BTS의 노래라고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리믹스 버전의 성공은 BTS 팬덤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다. 연인에게 푹 빠져 버린 심정을 노래한 '새비지 러브'의 원곡 버전은 지난 6월, 리믹스 버전은 지난 2일 공개됐다. 리믹스 버전은 전체적으론 원곡과 비슷하지만, 비트와 음색이 훨씬 청량해졌다. 원곡이 흑인 가수 특유의 레게 느낌이 강했다면, 리믹스 버전은 좀 더 부드러운 K팝 느낌이다.

리믹스 버전은 발표 직후 첫 주에 8위, 그다음 주엔 일곱 계단 상승해 1위에 올랐다. 올해 싱글 차트 1위 곡 가운데 최고의 상승 폭이다. 닐슨뮤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이 곡은 1,600만회 스트리밍 재생과, 7만6,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빌보드는 "BTS의 지원에 힘입어 데룰로는 2개의 싱글차트 1위곡을, 조시 685는 첫 1위곡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2위에 동시에 곡을 올려놓은 그룹은 2009년 블랙 아이드 피스의 '붐 붐 파우' '아이 가타 필링' 이후 처음이다. 그 이전 1, 2위 동시 석권 기록은 아웃캐스트(2003∼2004), 비지스(1978), 비틀스(1964) 단 세 팀이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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