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 연 대형학원... 학생들 "현장 강의로 집중력 찾았어요"

입력
2020.10.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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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1단계… 고위험시설 10종 영업 재개 
비대면 수업으로 혼란 많던 학원ㆍ학생 '안심'

"공부하러 학원 오는 게 차라리 마음이 놓여요. 부모님까지 좋아하세요."

12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강남대성학원 복도에는 교사가 마이크에 대고 열띠게 수업하는 목소리가 모처럼 울려 퍼졌다. 교실 1열에 빼곡히 앉은 학생들은 교사의 목소리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수업을 경청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있던 학원들이 다시 수업을 재개하면서 학원은 생기를 되찾았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1단계로 완화하면서, 집합이 금지됐던 300명 이상의 대형학원들이 이날부터 문을 열었다. 대면 수업이 막혀 수능 입시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던 학원과 학생들은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었다.

대면 수업을 온라인 상으로 대체하면서 한계를 느꼈던 학원은 원격 수업이 더 장기화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고은 강남대성학원 상담원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페이스 조절이 가장 중요한 시험인데, 원격 수업으로는 학생들의 컨디션을 일일이 관리해 주지 못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선생들이 모두 개원을 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행천 목동종로학원 원장 역시 "비대면으로는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흐트러지는 등 자율학습 관리가 안 됐는데, 대면 수업을 통해 하루 빨리 만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에서 입시 부담을 홀로 견뎌 오던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면 수업에 출석했다. 목동종로학원의 이날 대면 수업 출석률은 학생 대부분이 학원을 찾은 수준인 98.6%에 달했다. 목동종로학원에 다니는 김현우(20)씨는 "옆에 친구들이 없으니 동기부여도 안 됐다"며 "앞으로 같은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완전한 비대면 수업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 대성학원에 다니며 수능 시험을 준비 중인 한영태(21)씨 역시 "집에서는 공부가 제대로 안 됐는데 현장 강의는 집중력이 높아지니 자신감이 생긴다"며 기뻐했다.

대형학원은 이날 문을 열기는 했지만 여전히 방역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강남대성학원은 1층 정문을 아예 막아두고 지하 1층 출입구에서 체온 측정과 명부 작성을 엄격하게 이행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끼리의 불필요한 사담까지 방지하면서 줄곧 조용한 수업 분위기를 이어갔다.

대형학원과 마찬가지로 클럽 등 유흥주점들도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일제히 영업을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들은 전날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2일 0시 기준 방문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등 영업 재개 소식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초구의 한 대형 클럽 관계자는 "월요일 인데도 클럽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이 왔다"며 "인원 제한이 있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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