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출판된 '반일 종족주의' 속편… "현지선 모두 진실로 받아들여"

입력
2020.10.12 16:07
호사카 유지 "책 탓에 韓서 반일 약화 여기기도"
"한국 정부, 당시 상황에 대한 교육 제대로 해야"

지난해 역사 부정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반일 종족주의'의 속편이 최근 일본에서 출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계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 소식을 알리며 "일본인들은 마치 그 책 속의 내용이 모두 진실인 것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12일 전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 책의 영향으로 반일적인 생각이 한국에서도 약화했다고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모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5월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해당 도서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전작에 참여한 학자 5명(김낙년ㆍ김용삼ㆍ이우연ㆍ주익종ㆍ정안기)이 가담,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낸 내용이다.

그는 이어 "그들(반일 종족주의 저자)의 잘못된 주장 중 하나는 1912년 이후 일본 형법과 민법이 한국에 도입되므로 한국의 형법과 민법이 비로소 근대화, 한국 사회가 근대화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호사카 교수는 "당시 모든 법의 근간에는 조선 총독이 일본의 제한을 받지 않고 반포할 수 있는 제령(制令)이라는 법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한국의 형법 등이 제대로 근대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왜 그들은 순진한 한국인들을 속이려고 일제가 식민지 한국 사회를 법적으로 근대화했다고 거짓말을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민지에 대한 역사, 국내서 제대로 교육해야"

호사카 교수는 정작 국내에서도 역사 교육의 문제점으로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사실들이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일제의 잔인함만을 소리높이 강조하지만 법 제도의 문제점이나 일본 본토와 식민지의 관계, 조선인에게 주어진 권리와 의무 같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 틀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이 강제징용 당한 일본 탄광이 원래 무기징역 이상의 형을 받은 죄수들이 일하던 곳이라는 점과 당시 조선인이 참정권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어 "조선인들은 국적만 일본 국적을 갖고 있었을 뿐 내부적으로는 근본적 차별을 받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바꾸지 않는 한 일본 우파와 신(新) 친일파들이 계속 한국인을 속이려고 역사적 음모를 꾸밀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정신차려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인들이 이런 역사적 사실에 대해 계속 무지 상태로 남는 것을 한국 정부, 교육부가 외면한다면 국익의 관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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