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불이 3층 야외 테라스 나무데크로 확인되면서 순수 목재 대신 널리 사용되는 합성목재(데크)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합성목재(데크)는 열, 습도, 충격 등에 대한 저항력 및 내구성이 우수한 데다 인체에 무해하고 톱밥, 나무칩 등을 사용해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제품이라는 점에서 관련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압출성형 과정에서 목질섬유와 수지 등을 이용하는 등 가연성 소재가 들어가 불에 취약하므로 대형화재에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화재에 대한 울산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1일 오후 4시 현장에서 2차 합동 감식 중간 브리핑을 갖고 "감식결과 발화 부위가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데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불이 시작된 데크 위 벽면에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있다"고 밝혀 3층 테라스 외벽부터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V'자 형태로 불이 번진 흔적으로 미뤄 볼 때 3층 '나무데크'에서 시작된 불이 화재에 취약한 건물 외장재에 옮아 붙어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경찰은 '나무데크'에서 불길이 제법 키워져 위쪽 가연성 소재인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누군가가 던진 담배꽁초 등이 나무데크에 옮겨 붙어 불씨를 키운 게 아니냐고 보고 인근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분석과 목격자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경찰은 화재 건물은 2005년 건축허가를 받고 2009년 준공돼 불연 외장재 의무사용 대상이 아니어서 이 같은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화재는 '실화'가 성립되지만 경찰은 고의적인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4년 6월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 관음폭포 인근에서 보경사 구름다리 맞은 편 향로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목재 테크 작업을 위해 적재 중이던 자재 더미에 불이 붙으면서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불은 임야 0.1㏊를 태우고 9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당시 목재데크에 가연성 소재인 시너와 스치로폴 성분이 포함돼 있어 잔불제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불 진화에는 공무원, 산불진화요원, 군인 등 200여명과 헬기 4대가 동원됐으며, 소방당국은 등산객이 버린 담뱃불로 인한 실화가능성을 높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