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열병식 연설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 세계 지도자들의 감성 리더십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준형 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눈물을 보인 데 대한 의견 "(김 위원장이) 12번이나 고맙다고 얘기했다. 김 위원장도 세계 지도자들의 유행을 감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감성"이라고 답했다.
김 원장은 "최근 스트롱맨들이 강력한 권위주의를 보이는 것 같지만 그것 역시 '분노'에 기반하고 있다. 반대로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어만져주는 감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다가가는 감성 이미지라는 세계적인 조류를 같이 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은 '고맙습니다' 한마디뿐"이라며 연거푸 감사를 전했다. 연설 도중 울먹이거나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최고 존엄도 눈물 흘릴 수 있는 '인간적인 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그것이 김정은 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백두혈통과 철권 통치로만은 국민들을 붙잡을 수 없다는 자각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도 '정상 국가'라는 비전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김 원장은 설명했다.
김 원장은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면서 대남 유화 제스처를 취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손 잡을 날을 바란다는 것이지, 구체적인 제안이 담기지 않았다”며 “과잉해석도 문제가 있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화의 제스처로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