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000만명의 소국 네팔의 뒤늦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누적 확진 환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 최근 하루 감염도 연일 5,000명을 넘겨 당분간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에 입국한 네팔인 11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외 유입의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트에 따르면 네팔은 전날 신규 확진자가 2,071명 늘어 누적 감염이 10만7,755명을 기록했다. 네팔은 지난 2일 2,100명대의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다 나흘 만인 6일 1,500명대로 떨어져 확산세가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7일 3,400여명의 환자가 나오더니 8일 4,364명, 9일 2,059명, 10일엔 5,008명까지 급증했다. 사망자는 600명대다.
네팔의 일일 감염은 7월만 해도 100~2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8월부터 환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네팔 정부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올해 3월 말부터 봉쇄 조치를 시행하다 7월 말 완화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카트만두 등 수도권의 감염이 계속 증가할 경우 병원 수용력에 문제가 생겨 통제 불능 상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네팔의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각료 중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요게시 바타라이 네팔 문화ㆍ관광ㆍ민간항공부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렸다. 그는 2월 “네팔은 코로나19가 없는 나라”라며 방역에 자신감을 드러냈던 장본인이다. 앞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를 비롯해 보좌관 3명, 사진사 등 총리실 관계자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어 과정 연수를 위해 10일 한국에 입국한 네팔인 11명에게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 43명의 연수 그룹은 이날 오전 7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고, 이들은 네팔에서 출국하기 전에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인들은 경기 고양시 소재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한국어 과정 연수에 참여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