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오염 물품 전국 곳곳에 방치…수입 감시 사각지대도 여전"

입력
2020.10.12 11:53
방사능 오염 고철, 기업 사업장에 방치 
감시기 미설치 공항ㆍ항만으로도 수입
"검사 사각지대 빨리 해소해야"

방사능에 오염된 산업계 물품이 여전히 전국 곳곳에 방치돼 있어 안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고철이 기업의 사업장에 방치돼 있거나, 공항 또는 항만을 통해서도 오염 물품이 여전히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촉구했다.

조 의원이 원안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년)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재활용 고철 방사능 감시기를 통해 검출된 방사능 오염 고철 총 5,976㎏ 가운데 지금까지도 수입국으로 반송되거나 폐기 처리되지 못하고 각 취급자 사업장에 임시 보관돼 있는 분량이 1,380㎏이다.

동국제강의 경북 포항과 인천 사업장, 대한제강의 부산 녹산, 현대제철 인천, 포스코 포항, 한국철강 창원 사업장 등에 남아 있는 방사능 오염 고철에서 나오는 최대 방사선량은 0.52~54.7마이크로시버트(μSv/h)로 측정됐다. 방사선량 허용 기준은 0.11μSv/h(연간 피폭 방사선량 허용 기준인 1mSv를 1시간 단위로 치환한 수치)다. 검출된 방사성물질은 토륨, 우라늄, 라듐, 코발트 등으로 장기간 인체에 노출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조 의원은 또 전국 공항과 항만 중 방사능 감시기가 설치되지 않은 22곳을 통해 최근 5년간(2016~20년) 방사능 검출 우려 물품이 8,576톤 규모로 수입됐다고도 지적했다. 수입신고 금액으로 치면 약 19억7,000만원에 이른다.

생활방사선법에 따르면 국제노선이 있는 공항과 무역항에는 원안위가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설치되지 않은 공항이 6곳, 항만이 16곳이다. 이 같은 공항과 항만을 통해 수입된 방사능 우려 물품 중 절반에 가까운 45.5%가 재활용 고철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의원은 “’제2의 라돈침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사능 검사 사각지대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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