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의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가 해당 건물 3층 야외 테라스에서 비롯됐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울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과학수사팀, 소방당국과 함께 화재 현장에서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한 뒤 중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감식 결과를 밝혔다.
감식에 참여한 방경배 울산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감식의 첫번째 목적은 발화 원인을 밝히고 발화 위치를 특정하는 것”이라며 “오늘 감식에서 발화 부위는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 덱(deck)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방 계장은 “통상 발화 지점을 특정할 때는 연소 패턴, 그을림, 탄화 심도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한다”면서 “3층에서 아주 높은 온도에서나 발생하는 시멘트 박리 현상을 확인했고, 이를 감안해 감식에 참여한 기관 사이에 발화 지점에 대한 다른 의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3층 야외 테라스 나무 덱에서 불이 시작돼 그 위 벽면에는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불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번진 것으로 본 것이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잔해물 분석과 수사팀의 수사 결과 등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담팀은 화재 발생 이후 관리사무소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와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 등을 제출 받고, 아파트 인근 건물 등에 설치된 영상 자료 등을 입수해 화재 원인을 분석해 오고 있다. 목격자나 신고자 등을 상대로 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8일 밤 11시 7분쯤 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고층부로 급속히 번져 큰 피해를 일으키면서 화재 발생 후 15시간 40분이 지난 9일 오후 2시50분에야 완전 진화됐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주민과 출동한 소방관들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로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