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올해 발생 농장이 2곳으로 늘었다. 이미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많아 농장 전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방역이 크게 강화된 만큼 지난해 만큼 널리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강원 화천군 소재 양돈농장에 대한 돼지 시료 채취 및 정밀검사 결과 ASF 양성이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농장은 8일 ASF가 발생한 화천군 농장으로부터 2.1㎞ 떨어져 있어 예방적 살처분 대상 농장(반경 10㎞ 내) 2곳 중 1곳으로, 돼지 1,020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정밀조사에 따라 추가 발생 가능성도 있다. 다만 경기ㆍ강원 북부 및 인접 14개 시군 양돈농장 373곳 가운데 이날 0시 기준 정밀검사가 완료된 163곳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화천군 소재 나머지 농장 역시 모두 음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 조치에 나섰다. 먼저 두 번째 발생 농장 농장주가 소유한 경기 포천시 소재 양돈농장 2곳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야생멧돼지 방역대(양성 개체 발견지점 반경 10㎞) 내 양돈농장 175곳 중 지방자치단체장이 발병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수매를 희망하는 농가에 대해선 돼지를 수매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앞서 일시이동중지 명령 기간을 12일 오전 5시까지 24시간 연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SF 농장 전염은 시간 문제였다는 입장이다.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돼 왔다는 점에서 농장 전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봤다"며 "멧돼지가 농장으로 내려오는 시기이기도 하고, 최근 비가 많이 오면서 주변 지역이 바이러스로 오염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해 ASF 발생 전과 비교해) 정부가 굉장히 강화된 방역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준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이번 발생 농장들은 축사로 사료차량 등 진입이 통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차량들이 강원 북부 권역 내에서만 이동하고 있다"면서 "차량에 대한 3단계 소독도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