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없는 김학범, 벤투호와 비기고도 “50점도 못 줘!”

입력
2020.10.10 00:01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올림픽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파울루 벤투(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벤투호)과 무승부를 기록하고도 “50점도 안 되는 경기였다”며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을)혼 좀 낼 것이다”고 으름장을 놨다. 결과는 괜찮았다지만, 감독이 원한 부분을 선수들이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다며 내놓은 말이다.

김학범호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벤투호와 맞붙은 2020 하나은행컵 친선경기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벤투호 이주용(29ㆍ전북)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0-1로 뒤지던 후반 4분 김학범호 송민규(21ㆍ포항)가 상대 수비들을 차례로 제치는 환상적인 드리블과 차분한 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고, 벤투호 권경원(28ㆍ상주)의 자책골로 경기 막판까지 2-1로 앞섰다. 비록 경기 종료 직전 벤투호 공격수 이정협(29ㆍ부산)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전 연령대를 아울러 선수들을 선발한 벤투호와 대결 치고는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 경기는 결과보다 새 얼굴 발굴과 전술 실험 등을 목표로 한 평가전이었던 터라, 김학범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날 선수들의 경기에 대해 “50점짜리도 안 되는 경기였다”고 평가를 내린 김 감독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 패턴이 나오지 않아서 기자회견 후 라커룸에 들어가면 선수들 혼 좀 내주겠다”고 말했다. 득점한 송민규도 이런 김 감독의 의중을 파악했는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골보다는 감독님이 주문한 부분을 새겨듣고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러지 못 해 아쉽고 다음에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연신 아쉬워했다.

김학범 감독은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2차전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할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하면 더 발전적이고 빠른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오늘은)이런 부분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약 9개월 만에 모인 탓인지 그 동안 추구하던 플레이를 볼 수 없었던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 뛰지 못한 선수들이 많이 남았는데, 2차전에선 새로운 선수들로 새로운 것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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