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알레르기성비염' 어떻게 구분할까?

입력
2020.10.12 20:40
코로나19, 38.5도 이상 고열 발생알레르기성비염, 발열 증상 없어


알레르기성비염 환자는 요즘 너무 괴롭다. 환절기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는 데다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해하는 주변의 눈총이 따가워서다.

하지만 알레르기성비염과 코로나19는 증상은 엄연히 다르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성비염과 코로나19의 차이점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우선 발열 여부다. 코로나19는 38.5도 이상의 고열이 특징인데, 알레르기성비염은 열이 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기침이, 알레르기성비염은 재채기가 생긴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이 교수는 “기침과 재채기는 완전히 다르다”며 “기침은 폐에서부터 올라와 가래 등이 동반되는 양상인 데 반해, 재채기는 단순히 코와 목이 간지러워 가볍게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알레르기성비염은 콧물ㆍ코막힘이 주증상이지만, 코로나19는 콧물이 주증상이 아니다.

알레르기성비염은 맑은 콧물, 발작성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하루 1시간 이상 지속된다. 코로나19는 고열과 마른기침이 동반되고 두통, 콧물, 심하면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623만5,214명에서 2019년 707만4,671명으로 최근 5년 새 13%가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로는 20세 미만 소아ㆍ청소년이 274만4,620명으로 38%를 차지했다.

알레르기성비염 환자는 알레르기 증상 외에도 대부분 코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콧살이 부었거나, 코 가운데 뼈가 휘어 있거나, 축농증이 있거나, 코에 물혹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성비염 치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게 된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뼈나 콧살, 물혹 등 코의 구조적 문제를 교정하면서 알레르기성비염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야 좋은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코의 구조적인 교정은 주로 내시경을 이용한 비갑개절제술, 비중격교정술, 부비동내시경수술으로 시행한다. 어린이는 ‘피타(PITA) 수술’로 코 구조의 정상화 분비물이 목 쪽으로 쉽게 빠져나가게 한다.

알레르기성비염 치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을 찾아 주사하거나 혀 아래에 물약이나 알약으로 면역 치료를 시행하다. 원인 물질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인 만큼 유일한 근본적 치료라고 할 수 있다.

꽃가루에 예민한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비강 분무제를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어린이가 알레르기성비염을 앓으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불편해도 참고 지낼 때가 많다. 이로 인해 수면 장애와 만성피로를 겪으면서 학습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알레르기성비염을 방치하면 축농증으로 악화하기 쉽기 때문에 만성 기침, 안면 통증, 후각 감퇴, 집중력ㆍ기억력 저하를 겪는다. 심하면 우울ㆍ불안감도 높아지기 때문에 소아ㆍ청소년 환자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알레르기성비염 예방수칙>

1. 흡연을 삼가고, 간접 흡연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2. 알레르기성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감기ㆍ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손 씻기를 잘해야 한다.

3. 집안에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할 수 없도록 청결을 유지한다.

4.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 냉ㆍ난방기로 인한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한다.

5. 미세 먼지나 꽃가루가 많으면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한다.

6. 효과적이고 검증된 치료법으로 꾸준히 관리해 천식ㆍ축농증ㆍ중이염 등 합병증을 예방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