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돌아온 프로농구...SK, 역시 우승 후보 맞네

입력
2020.10.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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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공동 1위 SK-DB 승리 합창

한글날에 돌아온 프로농구 개막 첫날 지난 시즌 공동 1위 팀 서울 SK와 원주 DB가 승리를 합창했다.

SK는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8-85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DB 또한 서울 삼성을 97-90으로 누르고 원주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2월 29일 무관중 경기를 마지막으로 정규시즌을 조기 종료한 프로농구는 이번 시즌 개막전도 관중 없이 막을 올렸지만 코트 위 승부는 치열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SK는 4쿼터 초반 73-54로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현대모비스의 거센 반격에 진땀을 뺐다. 현대모비스는 이적생 장재석이 공격을 주도하면서 경기 종료 3분24초를 남기고 74-78, 4점차까지 따라붙었다.


SK는 위기 순간 간판 가드 김선형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건우의 3점포로 81-74로 한숨을 돌린 이후 김선형 혼자 연속 7점을 몰아쳤다. 종료 2분37초 전 2점을 올린 뒤 계속된 공격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또 86-76으로 앞선 종료 1분36초를 남기고는 골 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 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김선형은 양 팀 최다인 25점(5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넣었고, 자밀 워니가 23점 7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현대모비스는 자키넌 간트(23점 8리바운드)와 장재석(18점 4리바운드)이 분전했다.

경기 막판까지 팽팽하게 맞선 DB와 삼성의 승부는 종료 1분48초 전 균형이 깨졌다. DB는 88-88 동점인 상황에서 허웅이 3점슛을 터뜨렸고, 이어진 공격에서 두경민이 2점을 추가해 승기를 굳혔다. DB는 허웅(19점) 김종규(18점) 두경민(15점) 등 토종 선수들이 돋보였고,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일본인 선수 나카무라 다이치는 1쿼터에만 8점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어렵게 새 시즌 첫 발을 뗐지만 선수단은 관중의 함성을 그리워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팬들의 환호를 들으면 분위기를 타서 선수들이 불 붙는 게 있지만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관중의 응원 소리에 더 힘을 내는 선수들이 있는데 흥이 안 나는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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