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큰 불이 나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던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울산소방당국은 이 아파트 12층 발코니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9일 밝혔다.
삼환까뮤(현 까뮤이앤씨)가 지난 2005년 11월 491억원에 수주, 2009년 4월 준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 주상복합은 94~116㎡까지 9개 타입, 127세대, 1개 동이다.
소방당국 발표결과 등을 추정하면 이 아파트 외벽이 드라이비트공법에 따른 샌드위치패널 구조이어서 발코니 쪽에서 난 불이 때 마침 불어온 강풍으로 급속하게 건물 전체로 번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일부 소방관계자는 이 건물 12층 발코니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어 에어컨 결함도 직ㆍ간접적인 원인이 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7~2019년 3년 동안 에어컨 화재 건수는 총 692건으로, 그 중 71%(493건)가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발생했다.
특히 한국소비자원은 화재 분석자료를 토대로, 실외기 또는 실외기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에어컨 실외기 화재의 원인으로 △ 전원선 연결 이음부 합선 57% △열에 의한 화재 25% △내부 전원 합선 18%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어컨 실외기의 발화 단초 제공여부 등도 이번 화재의 원인 조사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는 9일 새벽까지 6시간 넘게 완전 진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8일 오후 11시 7분께 시작된 불은 발화 당시에는 강한 바람과 건물 마감재 등을 타고 외벽 위아래로 번졌으며, 큰 불길은 2시간여 만에 잡혔지만 아파트 내부로 불이 옮아붙으면서 완전 진화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9일 오전 5시 현재 불이 난 개별 호실 내부로 진입해 불을 끄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는 화재 발생 이후 피난층과 옥상 등지로 대피해 있던 주민 54명을 구조했다. 또 구조자와 자력 대피 주민 등 88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대피과정에서 연기를 마시거나 건물 등에 긁힌 찰과상으로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KTX 편으로 이날 오전 8시께 화재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살피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