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무죄 확정… 서지현 "재상고 할 줄… 평생 싸울 것"

입력
2020.10.08 16:55
파기환송심서 무죄 판결… 검찰 재상고 포기
서 검사, SNS서 "끝내 정의는 없어…나은 세상 올 것"

성추행 폭로를 막으려고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무죄가 확정되자 당사자인 서 검사가 "평생 싸워보겠다"고 언급했다.

서 검사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상고해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검찰 쪽 이야기를 믿고 있었는데, 재상고 포기 기사를 인터넷으로 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현행 수사와 재판 관행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 내부에서 진실과 정의를 찾을 방법이 있었다면, 얼굴과 이름을 내놓고 생방송 인터뷰를 하는 사회적 자살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검사들이 결코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기에, 내부에서 아무리 몸부림쳐도 저들의 견고한 성에 작은 점 하나 찍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검사도 변호사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검찰의 썩은 내 나는 모습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다면, 더 이상 후배들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고 카메라 앞에 섰다"며 "그 이후는 예상대로였다"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재상고 포기 기사를 보고 울음이 터지지도, 공황이 덮쳐오지도 않았다"며 "검찰이, 법원이, 정치가, 언론이 정의를 희망을 내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정의를 쟁취하고, 결코 희망을 놓지 않는 우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 "90세가 넘도록 살 자신은 없지만, 평생 싸워는 봐야겠다"며 "그 끝에는 이번에 찾지 못한 정의와 더 나아진 세상이 있을 거라 믿는다"고 의지를 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4-2부(부장 반정모)는 지난달 29일 안 전 국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재상고장을 제출할 수 있는 기간은 6일까지였으나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아 안 전 검사장의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윤한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