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적정했는지를 두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또 다시 충돌했다. 2년 전 20대 국회 국감 당시 여야가 격렬하게 맞붙었던 상황이 그대로 재현돼 마치 '재방송'을 틀어놓은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성진 경성대 교수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당시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수원이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과 녹취록 원본을 대조했을 때 발언 순서가 바뀌는 등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회의록이 변조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 교수는 한수원 이사 재직 당시 조기 폐쇄 안건에 유일하게 반대한 인물로 2018년 국감에 이어 두 번째로 야당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에 대해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발언 순서를 바꾸기 전 모든 이사로부터 양해를 받았고 그 자리에 조 교수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를 서로 자신들 쪽에 유리하게 해석하며 공방을 벌였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수원이 탈원전을 위해 절차와 질서를 무시했다"고 비판하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이사회 회의록을 보니 군더더기 없이 경제성, 수용성, 안전성 등의 논의가 다양하게 이뤄졌다"고 한수원 측을 두둔했다.
앞서 여야는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ㆍ4호기 건설 중단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야당은 발전사업자인 한수원 의사와 상관없이 정부가 중단을 밀어붙였다고 했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 의사를 수렴한 결정이라고 맞섰다. 또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을 활용해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비용을 산업부가 지원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도 이어졌다. 전력기금은 전기요금에서 3.7%씩 떼어 조성하는 사실상의 '준조세'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한수원이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해 시행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매몰 비용에 전력기금이 쓰여선 안 된다"며 "전력기금은 장관, 대통령, 한수원 사장 누구의 쌈짓돈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성윤모 장관은 "(월성 1호기 폐쇄가) 전력산업 발전 목적에 부합하므로 전력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