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실종 첫날 “월북 가능성 없다” 보고 받았다는 서욱, 그런데 왜...

입력
2020.10.07 13:50
'월북 시도자'로 판단 수정 시기·경위 논란 일 듯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실종 신고 접수 당일엔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A씨를 자진 월북자로 판단한 당국에 반발하고 있는 A씨 유족들을 중심으로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A씨 실종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된 지난달 21일 당일, 왜 북측에 신속히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느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실종 당일에는) 북한으로 넘어간다는 판단을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초에 월요일(실종 당일ㆍ9월 21일)에 보고 받고 북측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실무진들한테 물었는데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고 보고를 받았고 그때는 통신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실종 당일만 해도 해경의 탐색 작전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군 당국은 A씨를 ‘단순 실종자’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월북 시도자’로 언제 어떤 경위로 판단을 수정했는지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서 장관은 이어 “(실종 다음 날인 22일) 나중에 첩보를 통해 북측에 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북한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발표하면서 A씨가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다며 “자진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이날 국방부는 "(월북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받았다는 내용은) 해경이 수색작전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공유된 상황으로, 합참으로부터 '조류의 흐름을 고려시 북측으로 표류해 들어갔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또 "(군은) 다음날 22일, 첩보를 통해 A씨가 북측에서 발견된 정황을 처음 인지하였으며, 이후 다양한 첩보를 분석한 결과, 자진 월북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어 24일에 국방부가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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