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삼성자동차의 시작, 그리고 르노삼성자동차의 중심 SM5 모델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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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7 14:30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형 세단’의 가치는 여전히 높게 느껴진다.

이러한 존재감은 르노삼성자동차에게도 마찬가지다. 타 브랜드에 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중형 세단의 계보를 끊김 없이 꾸준히 이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삼성자동차의 시작, 그리고 르노삼성자동차 출범 이후로도 브랜드의 중심을 잡은 존재 SM5는 과연 어떤 과거와 흔적을 품고 있을까?

1998-2005 / 닛산의 DNA를 이어 받은 존재, 1세대 SM5

1995년 부산에 터를 잡고 자동차 생산 사업을 시작한 삼성자동차는 1998년, 브랜드의 첫 번째 차량이자 당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형 세단’ 포지션을 담당하는 SM5를 시장에 선보인다.

자동차 생산 사업에 처음 참여한 삼성자동차는 완전히 처음부터 차량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차량 개발을 위해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닛산과 손을 잡고 닛산의 중형 세단 2세대 세피로(수출명 맥시마)를 기반으로 삼고 더욱 우수한 ‘조립 절차’를 통해 품질 개선을 추구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초대 SM5는 외형적인 부분에서 세피로와 많은 부분이 유사한 모습이었을 뿐 아니라 차량 생산 과정도 많은 부분이 닛산의 부품이 사용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게다가 세피로 자체의 체격이 컸던 만큼 SM5 역시 4,825mm가 넘는 비교적 긴 전장을 갖췄다.

기반에 있어 많은 부분이 닛산 세피로와 동일한 만큼 삼성자동차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 개선 등을 거쳐 ‘우리가 아는’ SM5의 외형을 완성하게 되었으며, 시장에 새롭게 도입한 브랜드로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채로운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마련했다.

실제 SM5의 보닛 아래에는 1.8L 가솔린 엔진을 시작해 2.0L 가솔린과 2.5L 가솔린 그리고 한정 사양인 SM530L을 위한 3.0L 가솔린 엔진 등이 다양하게 마련되었다. 모두 수동 5단 변속기와 4단 자동 변속기가 마련되었고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을 채택했다.

특히 상위 사양인 SMS520V와 SM525V의 경우에는 풍부한 편의사양과 옵션들이 적용되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고급 차량으로 인정 받았으며, 당대 대형 세단 시장을 이끌었던 현대 그렌저 XG 등과의 시장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참고로 SM530L의 경우에는 공식 판매 모델이라 할 수 없는 모델로 당시 이건희 회장 및 삼성그룹 리더십들을 위한 차량으로 제작된 ‘특별 리무진 사양’이다. 더욱 긴 전장과 휠베이스는 물론 더욱 화려한 기능을 더해 ‘특별함’을 더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지난 2018년 부산모터쇼에 전시되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SM5 등장과 함께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기조를 이끌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후 택시 모델이 등장한 이후에는 도로에서 정말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판매 실적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이어왔다. 특히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라는 슬로건처럼 ‘제품의 조립 품질’에 많은 공을 들인 것도 호평의 이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특히 2000년 9월,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한 이후에도 SM5는 브랜드의 주력 모델로 꾸준히 유지될 뿐 아니라 2001년에는 SM5 ‘에디시옹 스페시알(Edition Speciale)’로 명명된 르노삼성 브랜드 출범 1주년 기념 한정 모델이 8,400대가 생산되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르노삼성은 2003년, 다시 한 번 SM5의 품질 및 편의성을 개량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새롭게 제시하며 소비자 요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 디자인에 있어서도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해 ‘초대 SM5의 마지막’을 더욱 뜻 깊으며 또 따듯하게 보낼 수 있도록 했다.

2005-2010 / 티아나의 감성을 제시한 2세대 SM5

르노삼성자동차는 명실공히 ‘프랑스 브랜드’ 르노의 영향을 많은 브랜드지만 브랜드 출범 초기는 물론이고 최근까지도 차량 개발 및 포트폴리오 전략에 있어서는 닛산과의 관계를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지난 2005년 등장한 2세대 SM5라 할 수 있다.

닛산 세피로에 많은 부분을 이어 받았던 초대 SM5에 이어 2세대 SM5 역시 닛산의 세단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바로 독특한 외형, 그리고 트립에 따라 세계적인 엔진으로 평가 받는 VQ 엔진을 품었던 ‘닛산 티아나’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르노삼성자동차는 닛산 티아나를 그대로 SM5로 구현한 것이 아니라, 독특한 포트폴리오 전략 기반 하에 2세대 SM5를 선보였다.

실제 같은 플랫폼 내에서 티아나 본연의 주요 파워트레인 및 차량의 체격을 키운 SM7를 먼저 출시하고, 티아나의 체격과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 받은 SM5를 연이어 출시한 것이다. 차량의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가지치기 전략이었다.

덧붙여 이러한 전략을 통해 르노삼성자동차는 중형 세단과 함께 대형세단을 단 한 번에 개발할 수 있는 ‘효율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기본적인 디자인에 있어서 티아나의 많은 부분을 이어 받았을 뿐 아니라 스마트키, 통합공조기, 풋 파킹 브레이크,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새로운 사양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소비자들에게는 ‘쏘나타의 대안’으로 떠올랐고, 실제 판매량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덧붙여 기존 티아나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특성에 따라 티아나와의 디자인 차이를 상쇄하기 위하거나, 혹은 순정의 SM5 디자인에 아쉬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활동이 어우러지며 ‘국내 튜닝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존재가 되는 일도 있었다.

2007년 ‘SM5 뉴 임프’로 불리는 ‘뉴 임프레션’ 사양의 부분 변경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되며 단종 직전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초대 SM5와 같이 2세대 SM5 역시 소비자들에게 높은 신뢰도를 제시하는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택시 시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주요 모델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2010-2019 / 닛산을 떠나 르노의 품에 안긴 SM5

초대와 2세대 모델이 닛산 세피로와 티아나를 기반으로 개발된 존재라면 3세대는 ‘르노’의 품에 안긴 것이 바로 SM5의 역사다.

다만 3세대 SM5는 완전히 ‘르노의 차량’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르노 라구나를 기반으로 하고 기존의 2세대 SM5의 후륜 부분 부품을 재구성하여 고유의 형태를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르노 라구나의 영향을 받으며 프론트 엔드는 물론 전륜 오버행이 돌출된 스타일을 갖고 있어 ‘죠스바’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분명 르노의 감성이 주류로 자리를 잡으며 세련된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이다.

실내 공간을 기본 모델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성해왔던 기존의 SM5와는 달리 3세대 SM5는 나름의 기조를 반영한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 및 실내 공간의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다듬으며 SM3와의 ‘패밀리 룩’을 구성하게 되었다.

동급 모델에 비해 실내 공간에 대한 만족감이 다소 낮은 편이었고, 공차중량이 늘어나며 다소 아쉬웠던 2.0L 가솔린 엔진 및 CVT의 조화로 연출되는 성능 및 효율성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을 받았던 차량이다. 참고로 VQ 2.5L 사양도 이내 출시되어 다양성을 제공하기도 했다.

3세대 SM5는 비교적 ‘라이프 사이클’을 길게 유지한 차량이다. 실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부분 변경 모델인 ‘뉴 SM5 플래티넘이 출시되었으며 디자인을 새롭게 개선하고 파워트레인의 다양화를 통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SM5 TCe 및 SM5 D가 출시되며 ‘중형 세단의 다양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지는 2015년에는 3세대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SM5 노바’가 등장했다. 기존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지만 앞서 등장했던 SM7 노바와 같이 르노의 감성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한 프론트 그릴 및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제시한다.

특히 SM5 노바는 도넛 타입의 LPG 탱크를 적용, 적재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SM5 LPi 모델이 소비자 및 택시 사업자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2.0L 가솔린과 1.6L 터보 모델인 TCe, 그리고 SM5 D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켰다.

이후 SM5의 바통을 이어 르노삼성자동차의 주력 세단으로 떠오른 SM6가 등장을 한 후에는 상품 구성을 새롭게 다듬으며 더욱 부담 없는 구성을 통해 시장에서의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게 되었고, 이러한 행보는 2019년까지도 이어졌다.

이후 르노삼성은 파워트레인 삭제, 트림 삭제 등 모델 라인업을 줄이면서 ‘판매 가능 차량’의 비중을 높이게 되었고 결국 2019년 6월 방점을 찍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총 2,000대의 차량을 준비한 ‘SM5 아듀’ 모델을 통해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하나의 차량이 사라지는 과정을 가장 정성껏 제시하면서 한 시대의 종료를 알리게 되었다.

SM6로 이어가는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계보

1998년 삼성자동차의 첫 번째 자동차이자 국내 주형 세단 시장의 새로운 존재로 등장했던 SM5는 화려하고, 강인했던 1세대와 2세대의 시기를 보내고, 다소 아쉬움이 남는 3세대의 긴 시간을 보내며 그 역사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SM5는 공식적인 후속 모델이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르노삼성자동차와 르노 테크니컬 코리아가 설계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르노 탈리스만’이 지난 2016년, SM6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실질적인 대안 모델이자 후속 모델’로 등장했다.

그리고 SM6는 올해 파워트레인의 개선을 통해 TCe 260 엔진과 TCe 300 엔진을 품고 드라이빙 셋업 및 편의 사양 등을 새롭게 개량한 뉴 SM6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뉴 SM6는 파워트레인 모두를 다운사이징 터보로 구성하며 주행 성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기존의 SM6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들을 개선하며 다시 한 번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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