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주민 사망자 10명 중 1명(10.1%)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사망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12.7%에 달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온 북한 주민이 목숨을 스스로 포기해버리는 부조리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일부에서 받은 ‘북한이탈주민 자살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이탈주민 사망자 79명 가운데 8명(10.1%)이 스스로 삶을 등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국민(4.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탈북민의 사망 원인별로 보면, 병사(病死)가 42명(53.2%)으로 가장 많았고, 고령사 14명(17.7%), 원인 미상 10명(12.7%), 자살 8명(10.1%), 사고사 5명(6.3%) 순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한 탈북자들을 년도별로 보면 2017년 8명(8.7%), 2018년 13명(14.9%), 2019년 8명(10.1%)으로 줄곧 10%대 수준이었다. 원인 미상 사망은 2017년 4명(4.3%), 2018년 5명(5.7%), 2019년 10명(12.7%)으로 늘고 있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경험한 북한 이탈주민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신체적ㆍ정신적 질환 및 장애(31.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 23.5% △가정불화 16.7% △외로움ㆍ고독 14.5% 순으로 집계됐다.
김영주 의원은 “북한 이탈주민의 높은 자살률은 안정적인 정착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반증”이라며 "세심한 배려와 체계적인 보호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