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해 12월 80년 만에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부평 미군부대 '캠프마켓'을 14일부터 시민에 개방한다.
6일 오후 찾아간 캠프마켓은 담장 철거 등 개방 준비작업이 한창이었다. 부대 내부는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은 탓에 부대 내부 공터엔 잡초가 무성했고, 시설물 내부 벽과 천장등은 벗겨져 있었다. 녹이 잔뜩 슬어 있는 유류 탱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미군기지 반환 협상이 시작된 지난 2002년 이후 주한미군이 캠프마켓을 포함한 우선 반환 대상 부대의 시설물들을 대부분 방치해 온 탓이다.
캠프마켓 부지는 일제강점기 조병창(일본 육군의 무기를 제조하는 공장)이 세워져 있던 곳이다. 1939년 시작해 1941년에 완공한 일제 조병창을 해방 직후인 1945년 그대로 인수받은 미 군정이 제24 군수지원사령부(애스컴시티)로 쓰면서 8개 캠프를 배치했다. 주한미군은 1973년 지금의 캠프마켓만 남기고 나머지 7개 부대의 부지를 한국에 반환했다.
캠프마켓은 일제 강점기와 미 군정기를 아우르는,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이 그대로 보존된 유적지이기도 하다. 캠프마켓 내부에는 아직도 6ㆍ25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에 의해 파괴된 일제 조병창 건물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난해 12월 캠프마켓 전체 부지 44만㎡ 중 21만765㎡(47.9%)를 돌려받은 인천시는 환경 정화작업에 지장이 없는 야구장 부지 등 4만2,000㎡가량을 우선 개방하고, 나머지는 근대건축물 조사와 환경정화 등이 완료되는 대로 단계별로 시민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캠프마켓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시민들을 위한 휴식 및 다양한 문화행사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